사람은 누구나 ‘기억’을 남기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기억은 제멋대로 사라지고, 사진은 언제나 너무 완벽합니다. 웃음이 지나치게 다듬어져 있고, 조명은 현실보다 따뜻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스튜디오 앞에서 포즈를 잡을 때면 늘 약간의 어색함이 따라옵니다.
‘이게 정말 우리일까?’ 하는 질문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서울웨딩박람회에서는 그런 고민이 조금은 달라집니다. 수많은 스튜디오와 작가들이 각자의 ‘기록 방식’을 제안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영화처럼, 어떤 이는 일기처럼 사랑을 기록하죠. 서울웨딩박람회는 단순히 사진을 고르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의 시간을 어떤 시선으로 남길 것인가’를 묻는 자리처럼 느껴집니다.

완벽함보다 ‘흔들림’을 택하는 용기

요즘은 일부러 흔들린 필름 사진을 찾는 커플도 많다고 합니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죠. 사진이 조금 어둡거나, 표정이 흐릿할 때 오히려 그날의 공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서울웨딩박람회 곳곳에서는 이런 감정의 결을 존중하는 스튜디오들이 눈에 띕니다. “기억은 정답이 없다”는 문구 아래, 자유로운 콘셉트 촬영을 제안하는 부스들이 그렇습니다.

결국 웨딩사진이란, ‘완벽한 장면’이 아니라 ‘우리의 흔적’을 남기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서울웨딩박람회 그 흔적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단정한 예식 사진, 자연광 속의 일상, 심지어 장난스러운 스냅까지 모두 다르게 웃고, 다르게 사랑을 남깁니다.

카메라 앞에서 ‘우리’를 다시 배운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몇 번의 리허설을 하고, 어깨 각도를 맞추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됩니다. 예쁜 미소 뒤에 있는 긴장, 혹은 상대를 바라보는 짧은 시선의 온도 말이죠.
서울웨딩박람회는 그런 ‘촬영의 과정’ 자체가 사랑의 연습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바로 결혼의 전초전처럼 느껴집니다.

서울웨딩박람회 안에서 스튜디오 상담을 받다 보면,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어떤 사진이 우리를 가장 닮았을까?”
그 물음 속에는 단순한 선택 이상의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기록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기록의 중심에는 ‘지금’이 있다

결혼 준비는 미래를 향하지만, 사진은 현재를 붙잡습니다. 서울웨딩박람회에서 만난 수많은 커플들은 그 ‘현재’를 어떻게든 오래 남기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메이크업, 드레스, 조명, 포즈—모두 중요하지만, 진짜 기억은 그날의 공기 속에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결국 ‘이 순간을 살아 있다’는 증거를 남기는 일입니다. 그리고 서울웨딩박람회는 그런 증거를 만들어내는 예술가들과의 만남의 장이 됩니다. 어떤 커플은 세련된 흑백 사진으로, 어떤 커플은 포근한 필름톤으로 ‘우리의 지금’을 남깁니다.

사진은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

결혼식이 끝나도, 사진은 계속 말을 겁니다. “그날 기억나?” 하고.
서울웨딩박람회에서 본 수많은 사진들 속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벽면의 웃음 속에는 미래의 피로와 위로까지 함께 들어 있죠.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스튜디오 사진 한 장에 삶을 다 담을 순 없지만, 그 한 장이 우리 삶의 결을 따라 걷게 해준다고요.
서울웨딩박람회는 그 사실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완벽한 기록’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기록’을 남기자는 메시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사진은 결국 ‘사랑의 증명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약속의 초상화’라는 것을.